플래닛세상/사랑방

좋은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곤장돔 2007. 6. 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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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朋友 - 안재욱



    나이들 수록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 때 옷깃 스칠 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사람보다는
    어깨에 손 하나 아무렇지 않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너무 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할 때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 까봐
    차라리 혼자 삼키며 말없이 웃음만
    건네 주어야하는 사람보다는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차마 입을 벌린다는 것이
    흉이 될까봐 염려되어 식사는커녕
    물 한 방울 맘껏 마실 수 없는
    그런 사람 보다는
    괴로울 때 술잔을 부딪칠 수 있는 사람
    밤새껏 주정을 해도 다음 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습니다

    어쩜 나이 들 수록
    비위 맞추고 사는 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 편히 털어놓고 받아주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퍼옴        07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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