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도 조행기 2부(만남)
서먹서먹함과 반가움의 교차!
드디어 26일(월)이 되었다.
일찌감치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하고 낚시 가방과 밑밥통을 싣고 1차 집결지인 남대전 톨게이트로 향했다.
약속 시간(오후 8시)에 늦지 않으려고 조금 일찍 출발한다는 것이 막상 도착해보니 7시 10분 밖에 안됐다.
차를 주차하고 앉아서 쉴 요량으로 톨게이트 관리 사무소 옆의 벤치로 향해 걸어 가는데...
왠 아린따운 아가씨(톨게이트 직원) 하나가 멀리서 다가오며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허 참!
정출 때 몇번 들렀다고 나를 알아보나?
그런데 그 아가씨 왈..
"과장님! 안녕하세요? 어쩐 일로 여기까지....."
'헉! 왠 과장님?'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받긴 했지만 전혀 안면이 없다.
민망하게 머리를 긁적거리며,
"누구시더라...."
순간적으로 어색함과 당황스러움이 교차한다.
"아는 분으로 착각을 했네요..."
그러면 그렇지...
'그나저나 세상에 나랑 비슷하게 생긴 놈이 세상에 다 있나 보구만...ㅋㅋㅋ'
벤치에 홀로 앉아 간만에 낯선 장소에서 호젓한 상념에 빠져 든다.
산 너머로 붉게 드리워진 저녁 노을이 마냥 아름답지만 않은 것은 왠일일까?
이것 저것 세상사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속을 스쳐간다.
머리를 흔들며 잡다한 생각들을 떨쳐 본다.
그래!
그져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이나 한 번 다녀 온다고 생각하는거야!
오늘 만큼은 모든 걸 잊고 낚시에만 몰두하자!
현장에서 공략할 몇가지 채비를 머리 속으로 떠 올리며 이미지트레이닝에 들어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둑 어둑 할 때쯤 도로 쪽으로 나가보니 멀리서 겨울나그네님과 청담님의 모습이 보인다.
그래도 정출을 통해 몇번 인사를 나누었던 탓인지 서먹서먹하리라는 이성적인 생각보다 반가움이라는 본능적 감정이 앞서는 걸 보니 역시 사람은 자주 만나야 하는가 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청담님 차에 장비를 옮겨 실은 후, 곤장돔님을 만나 밑밥을 준비하기로한 2차 집결지인 고성의 백광 피싱랜드로 향했다.
차안에서 나누는 담소로 인해 점점 서먹 서먹함이 사그러짐을 느낀다.
설레임!
함양 휴게소에서 20 여분을 쉬었는데도 곤장돔님과의 약속 시간 (밤 11시) 보다 다소 이르게 백광 피싱랜드에 도착했다.
음료수를 한잔씩 마시며 이것 저것 소품들을 구경한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곤장돔님과 일행분들이 도착했다.
언제 뵈어도 활기 넘치시고 그렇지만 내겐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곤장돔님께서 먼저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신다.
간단하게 채비에 대해 설명을 듣고 평소에 궁금했던 점들을 몇가지 여쭈어 본후 밑밥을 준비하고 다시 차에 올라 출항키로한 연명항으로 향했다.
얼마쯤 지났을까 통영 대교를 지나고 언뜻 언뜻 바다가 보인다.
가슴이 두근 두근 거리는 것을 느낀다.
낚시꾼이 물을 싫어하랴만은,
바라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다.
知者는 樂水(요수)하고 仁者는 樂山(요산)이니,
知者는 動하고 仁者는 靜하며 ,
知者는 樂하고 仁者는 壽니라.
물은 좋아 하나 그다지 지혜롭지는 못 한것 같고 동적이지도 못 하며,
더욱이 인생을 즐길 줄도 모르니 성인의 옛 말씀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닌가 싶다.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서 " 굵고 짧게 살겠다 ! " 고 나를 소개하던 젊은 시절의 농담 어린 호기를 떠올리며, 인생을 즐길 줄은 몰라도 구차하게 일신의 안위를 걱정하여 양심을 저버리고 삶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소 거창한 생각을 해본다.
참석 여부를 두고 며칠을 고민하며 걱정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바다를 바라보는 초보 낚시꾼의 가슴은 서서히 두근거리며 설레이기 시작한다.
차창 너머로 그렇게 바다를 기웃 거리며 얼마를 달려 왔을까...
정출때 몇번 들렀던 삼덕항이 정겹게 느껴진다.
자꾸 자꾸 보면 볼 수록 정겨움이 느껴지는 것은 사람만이 아닌가 보다.
삼덕항을 지나 10 여분을 더 달려서 드디어 연명항에 도착했다.
삐릿한 바다 내음이 그다지 싫지 않다.
항구에 정박한 배 앞에 죽 둘러 서서 담소를 나누며 배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잠시후 "씨로드호" 선장님이 나오셔서 환영을 해주신다.
부득이 씨로드호가 출항을 못 해서 "세일호"가 포인트까지 안내한단다.
출항을 안 하시는데도 늦은 시각에 나오셔서 환영을 해주시는 걸 보니, 역시 곤장돔님과의 인연이 각별하신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