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도 조행기 4부(환호)
그렇게 한번의 입질도 받지 못하고 동이 터온다.
발밑으로 잡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채비를 교환할 때가 왔다.
본격적으로 벵에돔을 공략하기로 하고 감도가 좋다는 전층고리찌(제로찌)에 J쿠션 5번으로 채비를 교환했다.
몇번의 캐스팅을 하고 나름대로 이곳 저곳 훑어 보았으나 전혀 입질이 없다.
점점 날이 환해진다.
이제는 발밑으로 얼룩말 무늬의 돌돔까지 보인다.
고기들의 활성도가 높아질대로 높아졌다는 판단하에 J쿠션을 떼어내고 목줄찌 채비로 교환했다.
우선 곤장돔님이 말씀하셨던 대로 최대한 목줄찌를 위로 올리고 서서히 내려 가며 입질층을파악할 생각이다.
밑밥을 발 밑으로 한주걱, 채비를 캐스팅할 자리에 두주걱 품질한후 멀리 채비를 던진후 살짝 끌어 들여 밑밥과의 동조를 시도해 본다.
몇번을 시도해보지만 원하는 지점에 밑밥을 품질하고 그 지점에 채비를 캐스팅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그리 쉽진 않다.
그렇게 몇번을 캐스팅 했을까?
빨간 목줄찌가 쏙 들어간다.
후다닥!
챔질을 하였다.
뭔가가 무겁게 딸려 온다.
그러나 잠시후 투두둑!
고기를 떨구고 말았다.
아차!
챔질이 너무 빨랐다.
놓친 고기가 커보인다고 했던가?
이번 만큼은 정말 씨알 좋은 놈이 었는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마음이 급해진다.
다시 밑밥을 발 밑으로 한주걱 아까 그 지점에 두주걱을 품질한 후 채비를 날렸다.
이번에는 릴을 감아들여 원줄을 팽팽하게 유지해야지....
잠시후!
목줄찌가 다시 쏙 들어가더니 챔질을 할 것도 없이 후두두둑 초릿대로 어신이 느껴진다.
잽싸게 대를 세웠다.
묵직하다.
좌우로 째는가 싶더니 갯바위 근처까지 딸려 와서는 다시 한번 쿡쿡 쳐박는다.
이러다가 여사이로 쳐박으면 낭패인데...
짧은 순간이지만 걱정이 되었다.
나름대로 펌핑과 릴링을 한다는 생각에 대를 세웠다 숙였다 하며 띄워 올리려고 애를 써본다.
허연 어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
드디어 벵에돔이라는 것을 처음 낚았다.
흥분을 가라 앉히자!
벵에돔은 무리를 지어 다닌다고 하지 않았던가.....
환호와 흥분을 뒤로 하고 다시 밑밥을 투입한 후 채비를 캐스팅했다.
또다시 입질!
드디어 소나기 입질이 시작되었다.
좌우에서 낚시를 하시던 겨울나그네님과 청담님이 연이어 벵에돔을 뽑아 올리셨다.
이제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돌돔 ,감성돔 ,벵에돔을 연속적으로 낚아 올린다.
점점 요령이 생긴다.
발 밑에 한 주걱...
포인트에 두 주걱...
그리고 캐스팅!
캐스팅한 채비가 밑밥을 투여한 지점을 벗어나서 빗나가면, 이미 입질 받기는 어렵다고 판단 하고 릴을 감아 들이는 여유까지 생겼다.
챔질 타이밍이 너무 늦으면 바늘을 너무 깊이 삼켜 버리기 때문에 뒷 처리가 어려우므로
적당한 챔질 타임을 나름대로 찾아본다.
몇번의 허공을 가르는 헛 챔질을 해보니 왜 챔질을 옆으로 가볍게 하라는 지도 알 것 같다.
밑밥도 대략 2등분하여 발밑의 잡어용엔 빵가루를 섞어 흩어 뿌리고 잡어가 소리에도 민감하다는 지식을 살려 수면을 때리듯 밑밥을 뿌려본다.
쏘옥! (목줄찌)
후두두둑! (초릿대)
휙! (챔질 )
후루루~ (릴링)
쿡! 쿡! (쳐박기)
첨벙 첨벙! (마지막 저항)
하나, 둘, 셋!
퍽! (들어뽕 일명 강제집행)
퍼덕 퍼덕! (최후의 발악)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쿨러는 이미 가득 찼고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제서야 슬슬 배가 고프다는 사실과 날씨가 무척 더웠다는 것을 느끼는 걸 보니 낚시 삼매경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