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장돔 추억 이야기/낚시 이야기

벵에돔 실기강좌 이야기 2부

곤장돔 2006. 9. 26. 12:24

씨-로드는 출발한다. 밤바다를 가르며 노대도로 향한다.

뱃전에서 양쪽으로 갈라져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요~”
하는 노랫말이 생각난다.

 

이번에도 우리 먼저 하선한다. 역시 같이 내리신 곤장돔님의
포인트에 대한 설명, 그리고 남겨지는 우리들. 새벽 3시.

 

‘이번에는 다른 회원님들 채비하는 걸 도와주어야지.’ 마음 속으로 다졋었다.
연명항에 일찍 도착하여 대충 채비 준비를 해 두었던 터였다.

nawa님 채비하는 걸 비춰 주고 계시던 겨울나그네님 후래쉬를 빼앗아

내가 비춰준다.^*^


채비 준비가 다들 끝났지만,

이제 얼른 포인트에 진입하기를 미루고 있는 우리 충방인들.
사실 균태 바위 포인트의 여건 상 세 명이 늘어서면 딱 맞는 자리.

두 명은 포인트에서 조금 벗어난 자리에서 낚시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다들 머뭇거리는 것이리라.

이와같은 충방 회원님들의 마음 씀씀이에 어찌 정들지 않을까?^*^

 

터진목줄님과 겨울나그네님이 충방 게시판에 올렸던

이외수의 구조오작이라는 글이 생각난다.
낚시에 입문하여 욕심으로 가득찬 조졸(釣卒)에서

그야말로 신선과 성인의 경지인 조선(釣仙), 조성(釣星)까지.

스스로 나는 조졸의 단계에 있다 생각했었는데,
포인트 진입을 서로 미루다가 역시 그 세 자리의 좌측 끝자리에 자리한다.

 

조류 흐름이 완만하다는 한조금이고 보니 조류의 흐름은 기대하지 않았다.
동이 터오기 전까지 반유동으로 0.5호 전자찌에

0.5호 수중찌 그리고 좁쌀 봉돌 물려 흘려보려 했었지만,

인어사랑님이 0.8호 전자 고리찌를 주며 써 보라 한다. 수심은 7m을 준다.
나중에 돌려주려 하니 선물이란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약한 조류도 있고 보니 내가 한 자리는 괜찮은 자리인 것이다.
그런데 감감 무소식이다. 손가락 만한 쏨뱅이만 몇 마리 입질.
하긴 노대도 우측 끝자리에서도 동트기 전까지의 조과는 시원스럽지 못했다.
겨울 나그네님이 문어 한 수, 내가 감성돔 한 수. 그게 다였다 그러나 동이 터오자 몰려온 소나기 입질.그랬었다.

청물이며, 냉수대는 떠올리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깜깜한 포인트에서 감감 무소식인 자리에서 한참을 보내고 나니 조급해진다.
오늘은 제일 먼저 채비를 바꿔본다. 아직 후래쉬 없이 채비 하기엔 어두운 시간.
안경을 쓰고도 가까운 거리의 글들이 잘 안 보여 노안을 의심하면서,
고리찌 채비까지 바꾸기 그래서(급한 마음에) 전층찌 ‘아라’(0)에
겨울나그네님이 주신 목줄찌(0)로 채비한다.

약 3m 정도의 1.5호 목줄. 원줄은 2.5호 세미플로팅.


목줄찌 채비에도 별 다른 입질은 없다. 그러고 보니 조류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던 차에 입질이 온다. 잔뜩 기대하고 챔질하여 보니 이게 무엇인가?
피라미다. ^*^
민물에 보다 익숙했던 터라 “웬 피라미가 잡혔네요.”했더니 ‘고등어 아닌가?’한다.
알고 보니 전갱이 15cm급이다.
동이 트고 발 밑에 까맣게 모여든 것들을 보니 모두 전갱이들. 제법 멀리 원투 하여도 마찬가지다.


전갱이와 한참을 실갱이 할 쯤, 겨울 나그네님이 ‘전갱이 좀 잡아봐’하신다.
발 밑의 전갱이들 목줄찌 채비에 잘 잡힌다. 12마리. ‘무얼 하시나’했더니 라면에 넣고 끓여 내신다.
즐거운 방장님도 ‘식사하고 초들물을 노려보자’한다.

금방 훌륭한 밥상이 차려진다. 전갱이 넣고 끓인 라면, 준비해온 도시락, 반찬,

거기에 찬 소주.^*^
전갱이 맛이 좋았다. 국물도 더 구수해진 것 같다.
반주로 먹은 소주 한 잔이 기분을 붕 뜨게 한다. 빈속에 먹었던 터라 짜르르하다.

대충 밥상 무르고 다시 도전한다.

아침 식사 전에는 보이지 않던 용치 놀래기들이 떼지어 다닌다.
무엇보다 전갱이들이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다. 이제 조류도 조금 살아났다.
조류의 방향이 바뀌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른다. 내 자리는 왼쪽 끝자리.
다시 채비를 바꾸어 볼까 생각하는 사이~~ 입질이다.

고리찌까지 들어가는 시원한 입질.
왔구나. 탄성을 질러본다.
올라온 것은 예쁜 벵에돔. 20cm가 안될 듯 하다.

참돔도 그러하더니 벵에돔도 어린놈이 빛깔이며 그 자태가 훨씬 예쁘다.

뽀뽀하고 방생한다.^^
이제 자리돔도 보이는 것 같다. 여건이 무르익는 것인가?

지난번에는 이 시간에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었다. 이미 쿨러를 채웠었는데~~

 

그때 즐거운님의 파이팅 소리. 대의 휨새로 보아 제법 큰놈인가 보다.
인어사랑님의 뜰채 도움으로 올라온 것은 감성돔이었다. 35cm급.
낚시 TV에서 보았다며 겨울 나그네님이 준비해 오신 식빵에 낚였단다.^^

다시 심기일전해서
이번에도 벵에돔 20cm이하, 이번에는 망상어, 이번에는 벵에돔 또 잔 씨알.
포인트 멀리 벗어나 자리에 대한 마음을 비우시고 우리를 배려하셨던
겨울 나그네님의 파이팅 씨알 좋은 농어를 한 마리 걸어 내셨다.
인어사랑님도 드디어 입질 하지만 방생 사이즈 벵에돔이었다.

‘채비를 바꾸어 볼까?’라는 생각을 하는 사이에 입질.
자리돔이었다. 그러고 보니 자리돔이 피어 올랐다.

‘자리돔 있는 곳에 벵에돔 있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