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닛세상/사랑방

이외수님의 작품세계

곤장돔 2006. 12. 20. 16:06

요정
 
    안개꽃은 싸락눈을 연상시킵니다.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어느날 해묵은 기억의 서랍을 떠나
    이세상 어딘가에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됩니다.
    아무리 방황해 보아도 겨울은 끝나지 않습니다.
    불면 속에서 도시는 눈보라에 함몰하고 작별은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랑이 꽃으로 피어나게 된다면
    그대가 싸락눈 내리는 날 거리에서 고백도 하기 전에
    작별한 사랑은 아무래도 안개꽃으로 피어나게 되지 않을까요.
어디쯤 봄이 오고 있을까 
잠결에도 내다보는 유리창 바깥
그대 홀로 먼 길을 떠나는 겨울이
아직도 깊어 걸음마다
백엽식물로 번성하는 성에의 수풀
cafe.daum.net/ekfqhddlf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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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절름거리며 어두운 세상을 걸어가고 있지만요.
    허기진 영혼 천길 벼랑 끝에 이르러도
    이제 절망 같은 건 하지 않아요.
    겨우내 자신의 모습을 흔적없이 지워 버린 민들레도
    한 모금의 햇빛으로 저토록 눈부신 꽃을 피우는데요.
    제게로 오는 봄 또한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구제불능이지요.
아무리 세공을 해 보아도 보석이 되지는 않아요. 다만
햇살 따가운 봄날에 그대 집 마당가로만 데려다 주세요.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종일토록 흐르는 강물소리.
누구의 영혼을 적시는지 가르쳐 드리겠어요.

cafe.daum.net/ekfqhddlfkd
좋은하루
  
온 세상 푸르던 젊은 날에는 가난에
사랑도 박탈당하고 역마살로 한 세상 떠돌았지요.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이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름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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