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공간/포토 시화방

슬픔의 가을 새...

곤장돔 2005. 11. 4. 17:03

 

 

"슬픔의 가을새" 詩 바람꽃-

 
어느 해
가을

어디서 날아 왔을까


소리새 한마리 가을새 곁에 날아와
사랑의 하모니로
아름드리 날개 짓 하더니
어느틈 가을새의 발목을 잡고
천형으로 칭칭 묶어 놓고서
꼼짝을 못하게 하는 소리새 앞에
어둠어둠 사계절이 지나가니

덧없이 흐르는 그 세월에
가슴속 피멍 안고서
그 멍에 삼키고 삼키다가
울컥 토해 낸 가을새의 붉은 피는
강물을 타고 흘러흘러 붉은 바다가 되었다

저리도 슬픈 몸짓에
저리도 슬픔 눈물의 고뇌에
애닮픈 몸부림으로 춤을 추는 가을새여

휘 감기는
목청 틔워 숨을 열고
시린발로 가을의 햇살을 주어 담는 가을새여

이젠 그 숨통에서 벗어나
저 새벽강에 자유로히 노래하는
한마리 가을새가 되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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