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종별 실기강좌/감성돔 실기강좌

감성돔 생태연구

곤장돔 2015. 2. 3. 10:38

 

 

자웅동체, 암수전환, 수온 5℃에서 동사… 수심 50m 미만 연안에서 서식

이번에는 낚시꾼들의 영원한 연인이라고 불리는 감성돔 생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감성돔이 태어나서 생을 마칠 때까지의 여러가지 상황들과 우리가 혼돈하고 있거나 알아두면 좋은 상식들까지…. 낚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부분들도 있겠지만, 취미로서 낚시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대상어로 삼고 있는 어종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관련 문헌들과 지금까지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감성돔의 여러가지 생태와 구조 등에 대해 알아보자.


감성돔의 명칭

감성돔의 학명은 Acanthopagrus schlegeli Bleeker이며 영어 속명으로는 black seabream이라고 불린다. 일본에서 감성돔의 정식 명칭은 지누지만 속명으로는 구로다이(黑魚周)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도 학명은 감성돔이지만 예로부터 감성돔을 먹돔 혹은 먹도미라고 불러왔다. ‘자산어보’를 보면 감성돔을 흑어(黑魚)라고 부르고 있다. 자산어보와 함께 우리나라 어류에 대한 다른 고전인 ‘전어지’를 보면 묵도미(墨道尾)라고 부르고 있다. 세 언어에서 모두 감성돔을 검은 도미라고 부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경남지방에서는 간혹 벵에돔을 흑돔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이름과 혼동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벵에돔을 구로다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 데, 이것은 일본의 이름과도 상이한 명칭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에서 bream은 잉어과의 민물고기에 대한 명칭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seabream이란 바다의 잉어 정도로 생각하면 되고, 도미과의 통칭으로 seabream이나 bream이란 용어도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black seabream이란 명칭도 우리말로 해석하면 검은 도미가 된다.
이처럼 감성돔에 대한 명칭은 모두 검은 돔이 되는데, 몸 색깔이 그다지 검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낚시꾼 사이에서는 은빛의 백작으로까지 불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공통된 이름을 갖고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자웅동체 & 암수전환

감성돔이 가지는 생물학적 특징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자웅동체와 암수전환이다. 감성돔은 태어나서 3년까지는 보통 자웅동체(암수동체)로서 양성을 다 가지고 있다. 3년생이 되면 50%까지는 성숙한 정소를 가지게 된다. 4년생 부터는 완전한 암수의 성적 구별이 나타나는데, 암놈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감성돔은 대략 50m 이하 수심에서 서식하는 연안성 어종이며 난류성 어종에 속한다. 이 두가지 특징은 낚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심해성 어종이 아니기 때문에 연안에서 이뤄지는 갯바위낚시 대상어가 되는 것이다. 심해 외줄낚시에 감성돔이 낚이는 경우를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 감성돔은 연근해를 떠나지 않고 일생을 보내게 된다.
감성돔은 난류성 어종이기 때문에 계절에 따른 낚시패턴과 낚시 가능지역이 달라지게 된다. 감성돔이 머물기 적당한 수온은 대략 16℃ 전후로 알려져 있다. 14℃ 이하가 되면 식욕이 감퇴하기 시작하고 12℃가 되면 먹이활동을 전폐하고 동면 상태에 들어간다. 동면 상태라고 해서 곰이나 개구리와 같이 겨울잠을 자는 게 아니라 모든 활동을 최소화한 동면이라고 보면 된다.
수온이 5℃ 이하면서 조류가 흐르지 않는 곳에서는 감성돔이 동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조류가 빠르게 흐르는 지역에서는 7℃에서도 얼어죽게 된다. 그리고 26℃에서 13℃로 수온을 급속히 내려줘도 동사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일련의 실험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감성돔을 포함한 도미과 어류들은 찬물에 약하며 급격한 수온 변화에서 더욱 약한 특징을 가진다. 이런 사실들은 낚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온이 14℃ 이하로 떨어지는 한겨울에는 감성돔 조황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내만권에서는 수온이 10℃ 이하로 떨어지므로 아예 감성돔을 낚기 어렵다. 중내만권에 속하는 욕지도, 금오열도, 덕우도, 황제도 등은 수온 변화에 따라 조황이 좌우된다. 반면 원도권인 제주도, 추자군도, 거문도, 여서도, 가거도 등은 겨울에도 수온이 14℃ 보다 높은 날이 많기 때문에 좋은 조황을 기대할 수 있다.
고기 크기에 따른 수온 적응력에도 차이가 있다. 작은 어류 일수록 낮은 수온을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따라서 가을까지 왕성한 먹이활동을 보이던 3년생 이하 감성돔들은 겨울에는 더 높은 수온에서 동면을 시작하게 된다. 한편 덩치가 큰 노성어들은 낮은 수온에서도 상대적으로 먹이 활동을 한다.
이런 감성돔 생태는 비늘에 발생하는 나이테로 알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먹이활동이 왕성하고 성장도 잘 하는 반면, 겨울에는 성장이 거의 멈추기 때문에 그 성장의 차이가 비늘에 나무와 동일한 나이테를 만들게 된다. 따라서 감성돔 비늘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나이를 알 수 있다.
감성돔 어린 시절은 플랑크톤?

감성돔은 성어가 되면 4~6월 사이에 내만권에서 산란을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9월까지 산란이 이뤄지기도 한다. 산란을 하는 경우 암컷은 대략 5년생 정도며, 완전히 성장한 감성돔은 35~45만개의 알을 낳는다.
감성돔의 알은 부유란이다. 직경은 약 0.9㎜ 정도고 부화시 치어의 전장은 대략 1.7㎜ 정도가 된다. 부화후 30일이 지나면 대략 3㎝ 정도까지 자란다. 이런 감성돔 치어들은 유영 능력이 떨어져 조류를 따라 부유하면서 생활하게 되며, 해조류가 무성한 곳에서 그곳에 붙어있는 작은 새우, 해모충, 작은 조개류 등을 먹으면서 성장한다.
알에서 부터 어린 치어까지의 생활은 부유생활이기 때문에 광의의 플랑크톤에 해당한다. 언젠가 설명한 바가 있듯 바다에서 부유생활을 하는 모든 생물은 플랑크톤이라고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성돔의 알과 치어가 플랑크톤에 속하기 때문에 반드시 내만권의 조류가 약한 몰밭이나 모래가 형성된 지역이라야 산란을 하더라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감성돔의 산란 장소는 종의 번식을 위해 적절하게 정해진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독자 여러분들도 봄에 낚시를 하다가 흔히들 복어가 입질을 하다가 감성돔이 입질하는 경우를 경험하셨을 것이다. 이는 감성돔 산란 장소와 복어의 서식 및 먹이활동 장소가 대체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복어의 주 먹이는 당연히 플랑크톤이고, 특히 어류의 알을 잘 먹기로 유명하다. 특히 부유란인 감성돔 알은 복어의 먹성을 더 자극한다. 어떤 동물이건 알은 완전식품에 가깝다. 그 동물의 몸을 구성하는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잘 혼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복어가 독을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우는 뛰어난 맛을 간직할 수 있는 비결도 이런 완전식품(알)을 주식으로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복어는 맛과 상관없이 봄에 감성돔 산란 장소에서 생존율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존재라는 점에서 낚시인들에겐 ‘원수’나 다름없다 하겠다.
꾼들에 따라서는 복어 입질을 귀찮아 하겠지만, 복어가 입질한다는 사실은 감성돔이 주변에 머물고 있을 학률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복어의 존재가 그리 밉지만은 않기도 하다.
치어생활을 하는 감성돔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유어들과 마찬가지로 눈에는 지방질이 많이 형성되어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류의 눈’ 편에서도 설명하였듯이, 어류는 눈꺼풀이 없어 자외선이 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표면에 떠서 플랑크톤 시대를 보내야 하는 어류의 치어들은 대개 눈에 지방질 막을 가지고 있다. 봄에 낚이는 숭어나 볼락, 감성돔 등도 산란을 위해 얕은 수심대로 나올 때는 눈에 지방질 막이 형성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복어도 눈에 지방질이 형성되어 있을까? 그렇다면 그 작은 플랑크톤은 단지 화학적인 작용(냄새와 미각)만으로 먹는 것일까?

정답은 ‘지방질이 없다’다. 복어는 물고기 중에서도 눈꺼풀이 있는 몇 안되는 물고기다. 따라서 수심 얕은 연안에서, 특히 표층에 떠다니면서 플랑크톤을 먹이 삼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언젠가 복어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복어는 어류 중에서도 특이한 점이 많은 어종이다.

1년생 & 2년생 감성돔

감성돔이 어느정도 성장해 유영 능력을 갖추게 되면 점점 깊은 수심층에 적응을 하면서 내려가게 된다. 이에 따라 눈에 형성된 지방질 막도 제거될 것이고 먹이 활동도 점점 활발해진다.
감성돔은 잡식성으로 패류, 환형동물, 작은 새우류, 각종 해조류 등을 두루 먹는 어종이다. 어렸을 때에는 먹성이 왕성해서 연안에서도 쉽게 낚을 수 있다. 우리가 남정바리, 깡냉이, 맹이 등 방언으로 부르고 있는 1년생 감성돔들은 특히 더 그런 경향을 보인다.
1년생 감성돔들은 낮은 수온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마치 겨울잠을 자기 전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오랜시간 동안 견딜 수 있는 영양분을 가을 막바지에 몸 안에 축적해야만 한다. 인간이 살감성돔을 낚는 것은 그런 생존본능을 이용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낚시 대상어가 못되는 어린 감성돔을 살려준다는 점도 의미가 있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는 대상어들을 낚는 것도 가슴 아픈 일이므로, 앞으로는 낚시꾼들 스스로가 살감성돔을 낚는 행위를 자제해야 하겠다.
1년생에서 2년생으로 성장하게 되면 가을에 집중적인 먹이활동 정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2년생만 되어도 겨울에도 어느정도 먹이활동을 할 수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다.
지역과 성장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1년생 감성돔의 경우 12~13cm 정도, 만 2년이 지나면 20cm 정도로 성장하게 된다. 그 다음부터는 성장속도가 현저히 느려져 1년에 성장하는 크기가 보통 5cm 미만이라고 연구되어 있다. 통산 가을에 많이 낚이는 살감성돔은 주로 1년생과 2년생이 대부분이고, 이때까지가 감성돔의 유년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3년생 이상 감성돔

3년생이 넘어가면 감성돔은 청년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저수온에도 적응력을 가져 겨울에 낚이는 경우도 종종 경험할 수 있다. 반면에 조심성이 늘어나고 무리를 이루는 경향이 줄어들어 떼로 낚이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3년생이 되어 30cm가 넘어 가더라도 알을 가진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정소만을 가지고 산란에 참여하게 된다. 산란철에 감성돔을 낚으면 물 밖으로 나오면서 본능적으로 방사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런 감성돔들은 5년생이 넘어가면서 대부분 암컷으로 성전환하여 알을 품게 된다.
여기서 영등철과 관련된 중요한 감성돔 생태가 있다. 감성돔은 본능적으로 겨울이 끝나면서 산란을 준비하게 된다. 모든 동물과 마찬가지로 산란은 감성돔에게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다가오는 봄에 치르게 될 번식행위를 위해 감성돔은 영등철이라 불리는 겨울 말미와 초봄에 많은 먹이활동을 한다. 이때 감성돔들은 가장 많은 지방질을 함유하게 되고 영등철 말미에는 입술이 붉어지고 지느러미 색깔이 변하는 혼인색을 띤다. 즉 산란을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영등철에 낚시가 잘되는 이유를 수온의 반전이나 안정으로 보기 보다는 산란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이 시기에는 낮은 수온으로 인해 깊은 곳에서 먹이활동을 하게 된다. 이 또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못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겨울에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남쪽을 제외하고는 평균수온이 14℃를 넘지 못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리아스식 해안을 하고 있어 수심이 얕고 육지에 가까운 만입부에서는 평균수온이 1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영등철 낚시터들은 적어도 수온이 12℃를 유지할 수 있는 곳으로 한정되게 된다.

 


'어종별 실기강좌 > 감성돔 실기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성돔 공략법2  (0) 2007.09.26
감성돔의 속설  (0) 2007.09.26
감성돔 공략법1  (0) 2007.09.26
계절별 감성돔 낚시기법  (0) 2007.06.03
감성돔의 입질 파악법  (0) 2006.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