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오면
12월이 오면 보고 싶어
기다리는 것이 있습니다
하얀 눈이 포근하게 내 얼굴을 감싸듯
당신의 하얀 따뜻한 손을
떠오르게 하는 눈이 펄펄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과 같은 하늘 아래에서
당신처럼 곱디고운 당신 닮은 하얀 눈이
송이송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과 함께 소복소복 쌓인 하얀 길을
뽀드득 뽀드득 걸으며 둘만의 발자국을
하얗게 새기고 싶습니다
당신의 순백(純白)의 미(美)와
백설처럼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와도
기다리는 것은 첫눈,
첫눈에 노래하고 싶고
첫눈에 그리워하고 싶은
당신 향한 내 마음이기에
첫눈 기다리듯 언제나 당신을 기다립니다
첫눈 같은 순수한 마음을 소유한 당신이
첫눈 같은 순수한 모습을 닮은 당신이
무척 보고 싶습니다
*행복한 삶을 위하여 중에서*
눈 깜짝 할 사이에 가을의 끝자락과
겨울이라는 계절이 임무 교대를 했나봅니다
어제와 별 다름 없는 아침공기가 살갗을 스미지만
마음은 어느덧 연말의 분위기에 젖어
괜스레 성급해지기도 합니다
한장남은 달력을 들여다보면
더위에 허덕이던 여름 날이 선명한데
함박눈 소식과 영하의 날씨가 아침 뉴스를 장식합니다
어디에선가 도심의 거리를 수놓은
딸랑이는 모금함의 종소리가
저멀리 교회의 은은한 종소리가 울리던
어린날의 크르스마스 풍경들이 잠시 스쳐갑니다
첫눈 오면 만나자던 이쁜 맹세들이
눈꽃 송이송이마다 가늘게 타고
내게 들려오는 듯한 환청도 느낍니다
연말에는 여러 모임의
안내장들이 어김없이 날아듭니다
봉숭아 꽃물 첫눈 내리는 날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난다고 했던가요?
여름날에 봉숭아 꽃물 들인 적 없으니
첫사랑 만남의 설레임은 없지만
첫사랑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소년 시절 관심 가졌던 그 소녀 만날까?
작은 설레임의 기대를 해봅니다
순백의 눈꽃송이에 세상 누구나 순수함으로
첫 눈을 맞을 테니까요
길 바닥에 나뒹구는 낙엽위에
함박눈이라도 내리길 기대하며 하늘을 봅니다
잿빚하늘이 싫지 않은 것은
함박눈 올 여건이 되기 때문일까요
이렇게 12월을 맞이하는 첫날은
기분마저 좋아지네요
중년의 마음에도 조금은 들뜬 12월이 되겠지요
우리 마음은 소년 소녀아닌가요
부디 기쁨 가득한 12월 맞이하시고
순백의 고운 마음들을 가득 가지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 송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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